
제가 북한산 둘레길을 걸었던 건 꽤 오래전 일인데, 문득 그때의 따뜻했던 햇살과 시원했던 바람이 떠올라 다시 한번 그때를 떠올려봤어요. 사실 처음엔 그냥 '동네 뒷산이나 가볼까' 하는 가벼운 마음이었거든요.
근데 막상 가보니 생각보다 훨씬 좋더라고요.
의외로 초보자에게도 괜찮았던 코스

제가 선택했던 코스는 그렇게 험하지 않은 편이었어요. 물론 등산로처럼 막 가파르고 바위가 많은 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걷다 보면 약간의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긴 했죠.
근데 신기하게도 힘든 느낌보다는 '아, 이래서 둘레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굳이 땀 뻘뻘 흘리며 정상을 찍어야만 등산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북한산 둘레길은 그런 편견을 좀 깨줬거든요.
완연한 가을을 만끽했던 순간들

무엇보다 좋았던 건 역시 가을 풍경이었어요.

하늘은 얼마나 파랗던지, 나뭇잎들은 울긋불긋 단풍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었고요.
햇살은 또 얼마나 부드러웠는지 몰라요. 마치 따뜻한 담요를 덮어주는 느낌이랄까요.
걷다가 잠시 멈춰서 숨을 고르는데, 코끝을 스치는 흙냄새와 풀냄새가 정말 좋더라고요. 그때 찍었던 사진을 보면 지금 봐도 그때의 평화로운 기분이 느껴져요.
가장 피해야 할 '그 타이밍'

근데 여기서 딱 한 가지, 제가 좀 아쉬웠던 점이 있어요. 바로 너무 늦은 오후에 도착했다는 거예요. 그때까지만 해도 '조금 늦어도 괜찮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하니까 갑자기 좀 무서워지더라고요.

길은 점점 어두워지고, 사람들도 거의 다 내려간 것 같고. 혼자 걷고 있었는데 등골이 서늘해지는 기분이었죠.
안전하고 즐거운 산책을 위한 '골든 타임'

그래서 제 경험상, 북한산 둘레길을 가장 잘 즐길 수 있는 '골든 타임'은 오전 10시에서 오후 2시 사이인 것 같아요. 이 시간대에 가면 햇살도 가장 좋고, 사람들도 적당히 있어서 너무 붐비지도 않고, 또 해가 너무 빨리 지기 전에 여유롭게 돌아 나올 수 있거든요.
물론 성수기나 주말에는 사람이 많을 수 있으니, 조금 더 이른 시간을 노리는 것도 좋고요.
나에게 맞는 길 찾기

북한산 둘레길이 좋은 점 중 하나는 정말 다양한 코스가 있다는 거예요. 어떤 길은 계곡 옆으로 나 있어서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걸을 수 있고, 어떤 길은 숲 속 깊숙이 이어져서 마치 자연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주거든요.

저는 다음에 갈 때는 좀 더 숲이 우거진 길이나, 아니면 전망이 좋은 곳으로 이어지는 길을 찾아가볼까 생각 중이에요.
딱 정해진 코스만 고집하기보다는, 그날그날 내 컨디션이나 기분에 맞춰서 길을 선택하는 재미도 쏠쏠하더라고요.
결국, 가장 중요한 건 '그때의 마음'

결론적으로 말하면, 북한산 둘레길은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곳이에요. 억지로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부담 없이, 그냥 발걸음 닿는 대로 걷다가 마음에 드는 곳에서 잠시 쉬어가기 좋은 곳이거든요. 저처럼 복잡한 생각들을 좀 내려놓고 싶을 때, 혹은 그냥 맑은 공기 마시면서 멍 때리고 싶을 때, 그때 북한산 둘레길을 한번 걸어보시는 건 어떨까 싶어요.